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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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호 [건강플러스] 버스노동자 건강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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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744회 작성일 19-05-0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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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노동자 건강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안전한 나라로 나아가야
문길주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사무국장
광주근로자건강센터는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버스노동자 건강관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경험을 살려 버스노동자의 건강관리의 필요성과 방안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글 싣는 순서

  • ① 버스노동자 건강관리의 필요성
  • ② 뇌심혈관계 질환 조사 결과와 시사점
  • ③ 근골격계 질환
  • ④ 버스노동자 건강관리를 위한 제언

그동안 버스노동자의 건강에 관한 4회에 걸쳐 글을 연재하기 위해 운전기사의 일상을 보고 싶었습니다. 운전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탑승하는 승객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기에는 운전기사님의 뒷좌석이 제격이었습니다. 비록 저의 출퇴근 동안의 시간이었지만 뜻 깊었습니다.
최근 새벽 출근길에 심근경색으로 어느 운전기사님이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죠. 운전기사님의 동료와 대화를 나누면서 장시간 운행, 쫓기듯이 짜여진 배차 스케줄로 휴식시간을 갖지도 못한다는 한탄에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비록 4번의 짧은 기고로 마무리하기에 모든 고단함을 담지는 못하겠지만 이렇게나마 운수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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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운수노동자는 장시간의 근로와 촉박한 배차간격과 그로 인해 운전석에서 오랜 시간 불편하게 고정된 자세로 앉아서 시간을 보내야만 하고 전신진동, 자동차 배기가스를 포함한 대기오염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승객 응대도 무시할 수 없는 업무로 직무스트레스의 위험에도 노출되는 업종입니다.
또한 버스운수노동자들이 점차 고령화 되는 추세로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과 뇌심혈관 질환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간 언론에서 보도됐듯 실제 운전을 하다가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뇌심혈관 질환으로 의식을 잃어 승객과 운행 중이던 차량 주변의 시민들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운수노동자들과의 일반 직장 노동자들 사이의 건강 실태 차이는 물론 최근의 작업환경 실태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버스운수노동자의 건강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운수업종에 보건관리자 선임을 의무화하는 조항이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어쩌면 다른 직종 노동자들보다 버스운수업노동자의 보건관리의 필요성이 더 절실할 수도 있음에도 현행법에서는 보건관리자 선임의무 예외 업종으로 규정되어 있어 건강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 차원의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개정을 검토하여야 하겠습니다.

둘째, 운수노동자에 대하여 지자체와 사업주 주도의 더욱 적극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합니다. 최근 지자체에서 시내버스 운수노동자의 건강관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광주광역시는 운수노동자의 건강관리에 대한 조례를 신설하여 광주근로자건강센터에서 5년째 건강관리 및 직업병 예방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근로자건강센터는 전국 21개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운수노동자들에 대한 접근성 향상을 꾀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이를 활용하여 만성질환자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할 때 개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하나의 단기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운수노동자의 근무형태와 비정규직 운수노동자들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시내버스 운수노동자는 통상 3일 내지 4일 근무 후 1일 휴무하는 근무형태로 차량 1대 당 2인이 배정되어 1일2교대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운수노동자(대개 중형버스 운행)는 더욱 심해서 하루 14~15시간 근무 후 익일 휴무하고 다음 날 다시 근무하는 격일제 근무 형태로 한 달에 12~16일 근무합니다.
더욱이 비정규직 운수노동자는 대부분 고령으로 특히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결론적으로 운수노동자 건강보호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보건관리자 선임, 일일 최대 운행시간 제한(특히 비정규직 노동자 근무형태 개선), 휴게시간 보장, 감정노동 건강영향 예방 조치 등을 골자로 한 버스운수노동자들의 건강관리 및 직업성 질병 예방 방안의 도입이 시급합니다.
연재를 마치며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버스운수노동자들이 건강하여야 대한민국 국민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