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호 [여가플러스] 아이 캔 스피크!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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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557회 작성일 18-11-15 16:37본문
아이 캔 스피크!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서로 다른 두 사람의 특별한 영어 수업
20년간 접수한 민원만 무려 8천 건에 달하는 일명 ‘도깨비 할 매’, 옥분(나문희)은 민원 접수만큼 열심히 하는 영어는 실력이 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9급 공무원 민 재(이제훈)를 알게 되면서 그녀의 막막했던 영어 공부에 빛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원칙주의자 vs 막무가내
민원왕 옥분이 구청에 들어서면 직원들은 전부
눈을 피하며 딴청하기 바쁘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가지고 오는 그녀의 민원을 받아낼 수 있는 직원
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구청에 전근 온 9
급 공무원 민재가 등장하면서 변화가 생기기 시
작한다. 막무가내인 그녀의 민원을 ‘원리원칙’으
로 승부하며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진다.
기 싸움을 이어가던 어느 날, 민재의 유창한 영
어 실력을 알게 된 옥분은 새로운 민원을 넣기
시작한다. 그것은 바로 ‘영어 수업’을 해달라는
것. 그녀가 민원 접수만큼 열을 올려서 하고 있
던 것은 영어 공부였다. 하지만, 의욕만큼 영어
실력은 늘지 않아 의기소침해 있던 옥분에게 민
재는 좋은 선생님이었다. 옥분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쫓아다니며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사정했지만, 그 동안 당한 게 있었기 때문에 단
호하게 거절하는 민재였다.
민재의 동생인 영재(성유빈)의 저녁을 꼬박꼬박
챙겨주던 인물이 옥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서 두 사람의 특별한 영어 수업이 시작된다. 민
재는 옥분이 그토록 영어 공부에 매진하게 되는
이유를 알게 된다. 어릴 적 헤어져 미국에서 살
고 있는 남동생이 한국말을 하나도 못 해 자신이
영어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옥분과 가까워진 민재는 직접 남동생과 전화해
만나게 해주려 하지만 차가운 대답만이 돌아왔
다. 사정을 알게 된 민재는 옥분이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더 이상 영어를 가르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옥분에게 영어 공부를 해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생긴다.
위안부 문제를 풀어내는 새로운 방식
영화의 주제는 극 후반부에서 등장한다. 옥분은 ‘위안
부’ 피해자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옥분은 자신이 피해자
라는 사실을 숨기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녀의 친구 정심
(손숙)이 치매에 걸려 병원에 누워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
면서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옥분과 달리 정심은 위
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영어를 배우고 활발하게 활동
하고 있었다. 병원에 누워있는 정심의 마지막 소원을 들
어주기 위해 옥분은 미국에서 증언을 하기로 결심한다.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
린 옥분을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민
원을 남발하며 시장 사람들을 귀찮게 했던 그녀를 응원
하고 지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민재 역시 그녀의 영어
공부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끝나지 않은 과거를 세상에 끌어올려 하고 싶은 옥분의
말은 무엇일까.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미국 의회 장면은
세트장이 아닌 실제 미 의회에서 촬영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기존의 ‘위안부’ 소재를 다룬 영화들의 경우 분노와 슬
픔을 전제로 비극성을 강조하고 감정을 호소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아이 캔 스피크>를 만든 김현석 감독은
주변 이웃의 시선으로 ‘위안부’ 피해자를 다뤄 새로운
시각으로 ‘위안부’ 소재를 발랄하게 비틀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지난 2007년 미 하원 의회 청
문회에서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 채택을 위해 영
어로 피해 증언을 한 이용수 할머니의 이야기를 모티브
로 제작했다.
옥분 역에 출연한 배우 나문희는 이번 영화를 통해 데뷔
후 첫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 해 청룡영화상과 대종
상,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석권했다.
짠하고, 따뜻하고, 뭉클함을 느끼고 싶은가? 웃음과 눈
물,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면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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