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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호 [건강플러스] 버스노동자, 뇌심혈관계 질환 위험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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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633회 작성일 18-11-1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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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노동자,
뇌심혈관계 질환 위험성 높다
장시간노동 유발하는 근무환경 여전
정부 차원의 노력으로 버스노동자 건강권 지켜야
문길주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사무국장
광주근로자건강센터는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버스노동자 건강관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경험을 살려 버스노동자의 건강관리의 필요성과 방안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글 싣는 순서

  • ① 버스노동자 건강관리의 필요성
  • ② 혈액측정 결과와 시사점
  • ③ 뇌심혈관계 질환 측정 결과와 시사점
  • ④ 근골격계 질환과 직무스트레스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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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근로자건강센터가 광주 시내버스 종사자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2012년부터이다. 상담이나 교육이 무료로 제공되기는 하지만 근로자건강센터의 역할이 제대로 홍보되지 않아 인지도가 낮았고, 중·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은 인력이 부족하여 센터를 방문할 여유가 없었다.

광주근로자건강센터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직접 현장으로 나가기로 했다. 근로자건강센터에 대한 인식을 직접 심어주지 않는 한 먼저 센터를 찾아 올 근로자는 없었다. 낮에 근무를 빼고 센터를 방문해 상담이나 교육을 받을 노동자는 없었다. 게다가 아프면 병원에 가지, 센터에서 상담이나 교육받을 일도 아니었다.

무작정 현장으로 나가 천막을 치기는 했지만, 정작 현장 분위기는 무관심했다. 센터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약이나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영업사원로 보기도 했고,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일을 하느라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눈에 띈 곳이 시내버스 종착지였다. 매시간 담당 구간을 운행하다 차고지로 들어와 쉬는 사람들이 고정적으로 있어서 다른 곳보다는 상담하기 수월했기 때문이다.

버스노동자 고혈압·비만 비중, 다른 노동자보다 높다 버스노동자들의 혈압을 재기 시작하면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버스노동자들의 혈압이 전반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던 것이다. 이후 본격적으로 버스노동자 443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53.3%가 고혈압 증상을 보였고, 정상 수치에 해당하는 인원은 8.8%에 불과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업종 구분 없이 전체 노동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에서 고혈압 증상을 보인 인원이 17.6~19.7% 수준을 보인 것과 비교해 3배가 넘는 수치였다.

<표> 전체 노동자 대비 버스노동자의 고혈압 비중 (단위: %)

버스노동자 그룹A 그룹B
BP
(혈압수치)
정상 8.8 40.8 43.8
다소 높은 편 37.9 41.6 36.5
고혈압 53.3 17.6 19.7

* 그룹A와 그룹B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수치. 그룹A는 전체 노동자, 그룹B는 전체 운수종사자

* 자료: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이 외에 비만도를 측정하는 BMI지수가 25를 넘은 버스 노동자들은 53.3%였는데, 대한비만학회는 23이 넘을 경우엔 과체중, 25가 넘을 경우엔 비만으로 간주하고 있다. 전체 노동자 평균이 39.5~38.2% 수준인 것과 비 교한다면 꽤 높은 수치이다. 게다가 광주시내버스노동 자들 중 50~59세인 고연령자가 많은 상황이라 더욱 건 강에 주의해야 할 상황이었다.

<표> 전체 노동자 대비 버스노동자의 비만도 측정 결과 (단위: %)

버스노동자 그룹A 그룹B
BMI
(체질량지수)
25 미만 46.7 60.5 61.8
25 이상 53.3 39.5 38.2
WC
(허리둘레)
90cm 미만 59.1 72.8 76.4
90cm 이상 40.9 27.2 23.6

* 그룹A와 그룹B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수치. 그룹A는 전체 노동자, 그룹B는 전체 운수종사자

* 자료: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이러한 결과를 보면 버스노동자들이 뇌경색, 뇌출혈, 심근경색 등 뇌심혈관계 질환 위험군에 속한다. 실제로 2014년에 공식적으로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쓰러진 버 스노동자가 7명이고, 그 중 3명이 사망했지만, 당시까 지 시내버스 종사자들의 건강상태와 관련된 자료가 미 흡해 산재사고로 인정받기도 어려웠다. 버스노동자들이 뇌심혈관계 질환에 노출돼 있지만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광주근로자건강센터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근거로 2014년 4월에 광주시내버스사업조합과 시내버스 종사 자에 대한 건강관리 논의를 시작했다. 노동조합을 상대 로도 두 차례 설명회를 진행했다. 2014년 9월에는 광 주시청 대중교통과와의 면담을 통해 같은 해 11월 광주 시-광주시내버스사업조합-광주근로자건강센터 간 업 무협약이 체결됐다. 이후 광주근로자건강센터는 시내버 스노동자들에 대한 건강관리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고 버스노동자달의 호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버스사업장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만큼 별 도로 건강관리자를 두기 어려운 상황이다. 버스노동자 들 입장에서는 건강검진 결과가 좋지 못할 때 고용에 영 향을 미치지나 않을지 걱정하면서 이를 숨기려 하는 것 도 사실이다. 하지만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산업재해 통계를 분석하면 뇌심혈관계 질환 사망자가 전체 업무 상질병 사망자의 49.5%에 이르고, 버스노동자들은 뇌 심혈관계 질환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다행히 광주의 사례가 확산돼 버스 노사는 물론 지자체 차원에서도 버스노동자들의 건강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 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혜택을 체감하기 어려운 노동자 들도 많다. 더구나 격일제나 복격일제와 같은 장시간노 동을 유발하는 근무환경도 여전히 존재한다. 당장 근무 제도를 바꾸는 게 어렵다면 배차간격을 조정하여 휴게 시간을 충분히 보장하는 대안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개선이 어느 한 주체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만큼, 지자체를 포함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더욱더 필요 한 시점이다. 그것이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버스노동 자들의 건강권을 지키는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