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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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호 [현장의 목소리_ 전문가 좌담] 지각변동 버스산업, 대중교통의 미래를 말하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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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1,680회 작성일 18-11-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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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변동 버스산업, 대중교통의 미래를 말하다
노동조건 개선과 버스 경쟁력 강화, 동시에 고려해야

사회 - 박송호 <참여와 혁신> 발행인 참석자 · 강상욱 한국교통연구원 박사      · 황기연 홍익대 건설도시공학부 교수      · 민만기 (사)녹색교통운동 공동대표      · 이태주 서울시버스노조 사무부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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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약 60억 명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이자 서민의 발인 버스산업은 변화에 직면해 있다. 장시간노동으로 인한 안전 문제는 주 52시간 최대 노동시간제 도입을 이끌어내기도 했으며, 공공성의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거론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지역의 버스산업 몰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변화의 시기 버스산업과 대중교통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노동시간 특례업종 제외, 버스산업 변화의 기점

박송호      먼저 왜 이 시기에 대중교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지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강상욱      주 52시간이 원래는 금년 7월부터였는데 유보됐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큰 영향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아닙니다. 그 여파로 만 명 이상 되는 새로운 인력 충원 문제, 그리고 비용 문제, 여기에 최저임금까지. 올해는 괜찮지만 내년이 또 문제입니다.
이런 삼각파도가 겹쳐 어느 때보다도 버스사업이 어려워지고 있는데 갈수록 버스에 대한 요구는 강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서비스 질은 낮아지는데 역으로 주민들의 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높아집니다. 지방은 적자 나는 곳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현장은 60, 70년대 노동환경입니다. 안전 측면, 고용 측면, 서비스 악화 등 환경은 나빠지고 있는데 정책과의 괴리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버스에 대한 공공성 논의가 다른 때보다 더 와 닿는 것 같습니다.

황기연      최저임금도 오르고 주 52시간도 시행이 된다면 사실상 불 보듯이 뻔한 것이 비용이 커지는 것입니다. 비용부담은 커지지만 버스기사 입장에서는 노동시간이 줄면서 수입이 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누구도 여기에서 혜택을 받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안 그래도 부유한 국가에서는 버스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여건인데 새로운 변화가 겹쳐 더욱 어려운 환경이 됐습니다. 이걸 전화위복으로 삼으려면 혁신적인 무언가가 필요한데, 중앙정부의 보조를 늘리거나, 지방정부에 책임성을 부과하거나, 요금을 대폭적으로 늘리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해법이 없다고 봅니다. 혁신적인 방법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합니다.
앞으로 서울시에서도 통합대중교통체계 같은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이제는 버스가 사람을 더 고용하고 기존의 구성을 유지하는 차원의 논리가 아니라, 통합대중교통체계 속에서 버스의 역할을 재정립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버스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시대로 넘어가고, 어떤 플랫폼과 결부하여 그러한 시대에 우리가 적응할 것인가, 저는 거기에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만기      작년에 장시간 노동하던 버스기사가 졸음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서 사회적인 문제가 됐던 게 가장 직접적인 부분이죠. 그 문제가 다행히 합리적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노동시간을 줄이고, 특례업종에서 제외해 장시간 운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온 거죠. 이렇게 되다보니까 격일제나 심지어는 복격일제 형태로까지 버스를 운행했던 기존 시스템은 더 이상 존속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리고 기사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야 하기 때문에 수급문제도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기왕에 정부가 지원한다면 버스운행체계 자체를 개편해서 대중교통서비스로서 버스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예를 들면 노선을 개편하고 운행 간격이나 안전도 등의 문제를 재고할 수 있게 추진하자는 이야기가 대두됐습니다. 버스가 오히려 위기 다음에 새로운 발전과 전환을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우리나라는 교통투자에서 교통시설특별회계라는 막강한 투자체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투자 배분이나 개정이 시설 위주나 건설 위주로 되어 있고 대중교통에 대한 것은 투자 개정조차 만들어 있지 않은 상태였어요. 그러니까 대중교통, 시민의 발 역할을 하는 버스에 대한 국가의 역할이 부재한 속에서 특히 지방의 경우에 몰락을 하고 있었고, 그 몰락이 역할의 축소를 넘어서서 경영의 위기까지 이르게 됩니다. 이제는 국가가 지원하거나 책임이 없는 형태의 대중교통이 더 이상 존속하기가 어려운 상태가 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은?

황기연      저도 그렇게 큰 의견 차이는 없습니다. 이 문제는 중앙정부가 접근하는 게 가장 쉽습니다. 이미 버스는 경쟁력 저하가 되고 있고요. 준공영제가 하나의 대안이기는 하지만, 이미 지방정부에서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경기도, 인천은 준공영제를 옛날 같은 방식으론 못하겠다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중앙정부의 재정 개선이 필요하지만 그거 말고도 새로운 개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택시 문제도 그렇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라는 게 아날로그 시대에 맞는 법입니다. 이용자 중심의 법이 아니라 운수사업을 공급하는 영역을 정해주는 법이었거든요. 지금 디지털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굉장히 다양한 요구가 있는데 그걸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을까요?
저는 버스산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버스 이용하는 사람은 옛날 같이 아날로그적인 법에 의해서 이용을 강요당하는 사람이 아니라 여러 대안 중에서 자기 필요에 따라 버스라는 대안을 선택할 수 있는 수요를 가진 이용자로 바뀌었다고 봅니다. 그런 부분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왕 바뀐 고객을 대응하는 자세가 같이 들어가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강상욱      버스산업 환경이 우리나라 내부에서도 다 다르잖아요. 일률적으로 하나의 모델이 없어요. 유럽이나 미국 같은 경우 철도 같은 부분은 국가가 운영했지만 개인교통 중심이거든요. 그러니까 공공교통영역은 일부입니다. 버스가 30분, 1시간 만에 와요. 우리나라는 버스가 10분 만에 한 번씩 와도 왜 이렇게 안 오냐고 짜증내지 않습니까.
무엇이 옳으냐를 떠나서 수익성이 좋을 때는 문제가 없었어요. 시장이 잘 작동된다면 좋은 거죠. 문제는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까 국가가 막대한 재정 투자를 해야만 공공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까 효율화 쪽으로 자꾸 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태주      대중교통 문제를 이야기할 때 늘 돈 문제로 귀착되는 게 문제거든요. 자가용을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고 시내버스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는 것을 심어주면서 이걸 타라고 이야기한 게 지금까지 해온 준공영제의 핵심입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뭐냐면, 정부에서 하드웨어에는 중앙참여나 투자도 많이 하는데, 노동시간이 줄어들면 인건비가 줄어듭니다. 당장 서울만 해도 원래 노선변경으로 보장을 해주다보니까 약 200대 감차 효과가 일어난 겁니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이용하는 시민들은 200대 만큼의 이동권이 축소됩니다. 이동권을 보장해주려면 200대 만큼의 증차를 해야 하는데 서울시 입장에서는 비용을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아까 황 교수님이 제시하신 대안 중에 통합교통시스템을 이야기하셨는데 서울시에서도 이 방향으로 가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희 입장에서는 임금이 축소되지 않는 형태에서 휴게시간을 더 확보하고 싶고, 조합원이 줄지 않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시내버스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는 방식을 고집하는 겁니다. 역시 비용문제가 시와 충돌을 일으킵니다.
노조 입장에서는 반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틀림없이 이성적으로는 통합교통체계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가 있고 정말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인정하면서도, 노조의 입장에서는 일자리 문제, 임금이 축소되는 문제를 가지고 우리 내부의 문제를 버릴 수가 없는 겁니다. 서로 이야기해서 그 방향으로 가자, 너희가 비용을 투자하거나 요금을 올리거나 해야지 왜 시내버스를 죽이는 방식으로 가느냐. 노동조합은 이 부분이 답답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