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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호 [지부탐방_대진여객지부]작은 단합의 커다란 결실, ‘대진여객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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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1,102회 작성일 19-11-1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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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단합의 커다란 결실, ‘대진여객지부’

앞차와 뒤차가 웃으며 일하도록 만드는 건 노동조합의 몫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와 소통 … 평판은 ↑ 조합원 고충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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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언제 온 지도 모르게 가고, 가을이 불쑥 찾아오면서 체육대회가 한창이다. 체육대회라고 하면 보통 연례행사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나, 여기 일상이 체육대회인 곳이 있다. 자전거 라이딩, 배드민턴, 탁구, 등산까지 다양한 운동부가 마련된 이곳에서 조합원들은 매주 단합의 기회를 얻는다. 건강과 재미를 동시에 찾는 노동조합, 여기는 ‘대진여객지부’다. 단합의 중심에 서있는 장란수 대진여객지부위원장을 만나보았다.

운동부 개설로 건강과 재미, 1+1 장시간을 앉아서 근무하는 버스운전기사들에게 허리 및 무릎 질병은 일상과도 같다. 장란수 대진여객지부위원장은 허리 수술 판정까지 받았으나 운동으로 이를 극복해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조합원들이 운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케케묵은 먼지가 쌓여있던 건물 지하의 헬스장을 2층으로 옮기는 것에서 시작하여, 회사와 협력하여 각종 운동부 개설을 시도했다. 처음 배드민턴부를 만들었을 때 조합원 70명 정도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어 장란수 지부위원장은 자전거부와 산악부도 개설하였고, 이렇게 10여 년을 운영해온 결과 조합원들의 체력이 증진됐을 뿐만 아니라 허리질병 환자까지 줄었다.
또한 대진여객지부는 매년 봄·가을마다 축제를 주최하여 윷놀이, 배드민턴 대회 등을 즐긴다. 장란수 지부위원장은 특히 “윷놀이가 조합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며 “평상시에 운행을 하다보면 앞차와 뒤차 운전자의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들이 축제행사를 통해 같이 웃고 즐기다보니까 관계가 회복되고 단결력을 도모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한다.

지역사회와의 화합을 위한 한 걸음 대진여객은 현재 성북구에서 기업체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장란수 지부위원장은 봉사활동의 시작이 ‘본보기가 되겠다’는 마음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말한다. 이렇게 시작된 봉사활동은 지역의 새마을부녀회·노인회·적십자봉사회와 함께 불우노인돕기나 불우청소년돕기 등으로 이어졌다. 활동이 지속되자 대진여객에 대한 지역사회의 평판이 좋아졌고, 대진여객지부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일어났다. 과거 승객이 고의적으로 일으키곤 했던 안전사고가 줄고, 비협조적이었던 주민들이 태도를 바꾸면서 그동안 피해를 입던 조합원들의 고충도 줄어들게 된 것이다. 대진여객지부의 봉사활동은 매년 수차례씩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작은 노동조합에서는 더욱 뭉쳐야 산다 대진여객에는 총 242명의 조합원이 있다. 그중 236명이 전국자동자노동조합연맹 소속, 3명이 민주노총, 3명이 개별 노조 소속이다. 소통을 강조하는 장란수 지부위원장에게도 작은 고민이 있는데, 복수노조 체제에서 오는 갈등 때문이다. 당선되었을 때도 노동자정신을 지키겠다고 선언한 장란수 지부위원장은 사업장 내에서 각 노조마다 조합원을 늘리기 위해 분열을 조장하는 건 조합과 조합원을 위해서라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개별적인 모임은 제가 용서를 안 합니다”라고 말하며 웃는 장란수 지부위원장은 정년퇴직 이후 촉탁으로 채용된 운전기사들을 모아 원로모임을 만들었다. 원로모임에 소속된 기사들은 장란수 지부위원장의 권유에 따라 현장에서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행동하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자 노력한다. 나이가 많거나 적어서 공감대 형성이 어려웠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 대진여객지부는 세대 간의 갈등이 줄어들어 정감을 나누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앞차와 뒤차가 웃을 수 있는, 건강한 노동조합 장란수 지부위원장이 노동조합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는 ‘조합원들이 서로 신뢰하며, 앞차와 뒤차가 서로 웃으며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는 처음 당선되었을 때, 조합원들 앞에서 했던 말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조합원이 손실 보는 걸 막고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사장 앞에 무릎을 꿇고서라도 얻어내겠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는 장란수 지부위원장은 조합원들이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노사관계가 좋아야 한다고 말한다.
“소수 노동조합에서는 조합비로 가능한 것들이 제약될 수밖에 없습니다. 노사관계가 나쁘면 회사가 꼭 줘야할 것 말고는 주지 않지만, 노사관계가 좋으면 그 외의 것들도 얻어낼 수 있죠.”
여가시간에 주로 무엇을 하냐는 번외질문에, 노총활동·조합활동으로 일정이 빼곡하게 적혀 있는 달력을 보여줬다. 주말 하루도 쉬는 날 없는 장란수 지부위원장은 ‘함께 활동하며 동료 간에 실질적으로 화합될 수 있는 모임이 있어 항상 재밌다’고 말한다.
구내식당 밥이 가장 맛있다는 장란수 지부위원장의 목표가 대진여객 전체에 환한 웃음을 가져다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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