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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와 혁신] 서종수 위원장 당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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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1,458회 작성일 23-03-2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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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버스업계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다. 사회적거리두기의 여파로 승객은 줄고 운송 수입이 급감하며 노동자들은 고용불안과 임금동결을 겪었다. 많은 버스기사가 일터를 떠난 탓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도 적잖다. 사회적거리두기 해제로 조금씩 회복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아직 상흔이 남아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임기를 보낸 서종수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큰 아쉬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주요 사업에 차질을 겪어야 했던 3년. “연맹을 보다 튼튼한 조합원들의 울타리로 만들기 위해” 재선에 도전했고 지난 12월 9일 24대 위원장에 당선됐다. 두 번째 임기를 맞이하는 서종수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극복과 식사·화장실·휴식 등 해묵은 문제 해결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봤다. 서종수 위원장을 만나 지난 임기에 대한 소회, 주요 버스 현안,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코로나19 3년 큰 아쉬움...
현장과 함께 할 기회 많이 만들 것”


- 지난 9일 있었던 24대 임원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두 번째로 자동차노련 위원장을 맡게 됐다. 두 번째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공교롭게도 임기 시작과 함께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이했다. 3년 임기 동안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일상이 펼쳐졌다. 사회적거리두기와 경기 침체 등은 결코 노동조합 활동에 유리한 상황이 아니었다. 멈춘 일상과 함께 연맹의 주요 사업도 많은 진전을 보이지 못했기에 더욱 큰 아쉬움과 많은 고민이 있었다. 우리 노련 조합원들의 희망을 키우고, 연맹을 보다 튼튼한 조합원들의 울타리로 만들기 위해서 다시금 의지를 일으켜 세웠다.

- 자동차노련 23대 위원장 임기 3년 중 가장 아쉬운 점은?

팬데믹에 대응해 나름 최선을 다해 활동했다고 생각하지만, 현장과 함께 소통하고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지 못했던 부분이 가장 아쉽다. 이번 임기를 통해 현장과 함께 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만들어 가겠다.

- 지난 3년간 자동차노련이 만든 성과를 꼽자면?

다들 아는 바와 같이 코로나19로 버스산업은 어느 업종보다도 힘든 시기를 겪었다. 현재도 극복해나가는 단계이기에 섣불리 성과를 말하기 어렵다. 모두가 힘든 시기였지만, 현장 조합원들이 포기하지 않고 굳게 버텨준 덕에 나 역시 무너지는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지역 동지들은 생계절벽에서 구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세 차례에 걸쳐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지정받는 등 지역 동지들의 생활안정 지원금을 확보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자동차노련 조합원들이 함께 하지 않았다면 거둘 수 없었던 성과였다.

“버스는 미래 사회로 가는 견인차”
“버스현장 해묵은 과제 해결 시급”


-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버스 현안을 무엇으로 보는가.

팬데믹과 함께 줄어든 승객이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역에서는 운전기사 부족 현상이 더해져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버스 산업의 전반적인 위기 속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안정적인 재정지원 방안의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도 버스현장의 해묵은 과제 해결이 더욱 간절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먹고 자는 것, 그리고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하는 게 첫 번째다. 선진국 반열에 합류한 대한민국 국민의 삶의 질은 높아졌지만, 현장 조합원들은 여전히 식사, 화장실, 휴식·수면 등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해결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버스현장에 항상 존재해 왔던 이 해묵은 과제를 푸는 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현안이다.

- 그밖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다른 교통·운수 분야가 그렇듯 버스노동자도 직종의 특성상 명절 등 공휴일에도 쉬지도 못하며 일한다. 과거 버스는 먹고 살기 위해 몸 상해가며 일하는 직업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삶의 질을 높일 방안을 찾는 게 임금 인상만큼 중요해졌다. 현장에는 여전히 격일제 등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다. 적정하게 일하며 휴식권·건강권을 보장받고,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 고령사회로 접어든 만큼 직장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노동자를 지탱할 수 있는 보호 장치는 정년 연장과 보장이다. 65세로 정년을 연장하는 게 목표다.

- 코로나19 팬데믹은 대중교통 전반에 여러 질문을 던졌다. 버스의 경우, 노동자들은 승객감소로 인한 재정난에 고용불안과 임금동결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시민은 운행 감축 등으로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을 감수하도 했다. 특히 준공영제 미적용 지역, 고속버스, 마을버스 등에서 타격이 심했다. 이 과정에서 대중교통에 대한 국가 책임의 강화가 대두되었지만, 재정난 등을 이유로 지원 강화에 부정적 견해를 표하는 시선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버스산업 전반이 힘든 게 사실이다. 국민의 교통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대중교통인 버스에 대한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은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 국가의 미흡한 지원으로 버스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정지원 등 버스의 공공성 강화에 대한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된 철도는 지역 간 교통 차별을 불러왔고, 이는 지역경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 간 교통 차별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버스산업의 확대다.

아울러 현 정부는 물론 전 세계의 핵심과제로 꼽히고 있는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에도 버스교통 강화가 필수다. 전기버스 등 전기차의 도입도 필요하지만, 얼마나 많은 인원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에너지를 나눠 쓸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인플레이션의 도피처로써 버스의 역할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버스는 미래 사회로 가는 견인차 역할을 하기에 손색이 없는 대중교통이다. 여기에 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더해진다면 탄소중립, 에너지안보 등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는 길이 결코 어렵지만은 않을 거로 생각한다.

- 한편 시내버스에선 준공영제에 대한 공방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경기지역 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두고 ‘수입금 공동관리제’에 대해 세습 경영, 불투명한 재정 운영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준공영제를 공영제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준공영제든 공영제든 일단 전국적인 시행을 한 뒤 제도를 개선해나가면 된다. 국내에 공영제를 시행하는 곳이 많지 않다 보니, 단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한편 코로나19로 준공영제의 효과는 확실해졌다. 모두 힘들었지만 준공영제 미시행지역의 고용불안과 업체의 재정문제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현재진행형이다.

개인적으로 어떤 방식의 준공영제를 시행할지, 준공영제와 공영제 중 어떤 게 좋을지를 고민하기보다는 공공성 강화를 담보하는 어떤 제도든 시행을 전제로 논의해야 한다. 그렇게 시행과 개선 단계를 거치면 제도가 다듬어질 것으로 본다.

- 윤석열 정부에 대해 노동계는 ‘반노동 친기업 행보를 걷는다’며 우려를 표한다. 버스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현 정부 정책에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여야의 협치가 완전히 사라진 상황이 가장 우려스럽다. 우리나라 정치 역시 어느 순간 팬덤 정치가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한 곳만 바라보고 전진하면 만나기가 힘들다. 위기일수록 접점을 찾아 극복해 나가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또 노선버스가 노동시간특례업종에서 제외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아직 버스현장에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 등 장시간 노동이 존재한다. 주52시간제가 버스현장에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변형적 장시간 노동을 허용하는 정책 추진은 상당히 걱정스럽다.

“버스,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
다양한 가치 품은 산업으로 발전해야”


- 대중교통 체계의 변화도 주요 현안일 것 같다. 현재 운행 중인 서울시 자율주행버스를 시작으로, 정부는 2025년 완전자율주행 버스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버스산업은 확대돼야 하지만, 자율주행버스의 도입과 확대는 우리 일자리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우리 조합원들이 고용에 위협을 받는다면 당연히 투쟁을 해야겠지만,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해나갈 것이다.

- 버스 서비스 향상을 위한 노동조합과 사용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앞서 말한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본다.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노동환경과 직결된 여러 문제들을 파악하고 해결해 나감으로써 스스로 만족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 이는 승객 서비스로 이어질 것이다.

사용자는 급변하는 시대의 변화를 잘 읽고 대응‧주도해나가야 한다. 산업의 장벽이 없어지고 있는 만큼, 버스도 단순 이동수단에 머무르는 게 아닌, 다른 가치가 더해질 수 있는 산업으로 발전하도록 고민해야 할 것이다.